코드스테이츠를 시작하기전에 나는 평범한 인문계 대학생이었다.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를 나왔고, 점수에 맞춰 대학에 들어가 호텔관광대학 문화관광콘텐츠학과를 전공으로 선택했다.
왜 대학에 가는가?
대학교에 들어가기전까지 왜 대학에 가는가? 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지 못했다. 다들 가니까 당연히 대학에 가서 공부해야한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무엇을 위해 대학을 가서 4년이라는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지, 고등학교 시절에는 제대로 고민해볼 기회가 없었다.
대학교에 와서 학과 공부를 하고, 외부 활동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가 대학에 온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봤다. 나는 대학교 과정을 통해 내가 원하는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는 실력을 키우고 싶었다.
대학의 목표
소프트웨어 개발을 배우고 이쪽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목표가 생긴 이후, 대학교 과정이 정말 내가 원하는 커리어 시작을 위해 실력을 키워줄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컴퓨터공학과로 전과나 편입도 고민했지만 4년이라는 시간과 비용을 들여도 내가 원하는 실력을 현재의 대학 과정 내에서는 키우기 어렵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혹자는 대학은 취업을 주된 목표로 하기보다는 전인 교육을 통해 시민적 인간의 양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대학은 진리 탐구를 위해 학문 연구에 집중해야한다고 말한다. 분야에 따라 충분히 그럴수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취업포탈 인크루트의 조사에 따르면 대학 진학 이유 1위가 취업을 위해서 라고 한다. 또 대학 진학을 한번이라도 후회한 적 있다 라고 응답한 사람들이 꼽은 이유로 취업이 안돼서(혹은 안될 것 같아서) 가 1위를 차지했다. 취업이 대학에 가는 가장 큰 이유라는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 것 같다.
다른 길
현재의 대학에서 내가 원하는 실력을 쌓기 어렵겠다고 판단한 이후 다른 선택지들을 고민했다. 대학 이외에도 국내에 일반 컴퓨터 학원, 독학 등의 옵션이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코딩 부트캠프에 참가하기로 결정했다.
코딩 부트캠프를 함께 참여한 친구들이 구글, 페이스북 같은 큰 기업부터 작은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기업에서 소프트웨어 분야에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했다. 나는 당시 알게 된 일본계 친구의 스타트업에서 함께 엔지니어로 일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한국에서 실제 현장에 필요한 교육을 만들겠다고 결심하고, 코드스테이츠를 창업했다.
대학을 이미 2년 다녔지만, 한국에 돌아와서는 더이상 대학에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내가 원하는 커리어를 시작하기 위한 기본 실력을 코딩 부트캠프를 통해 키울 수 있었고, 그 이후에는 대학에서 더 공부하기 보다는 실제 현장에서 일하며 경험하는게 더 좋겠다고 판단했다.
실제 현장에 필요한 교육
코드스테이츠는 학습자들이 소프트웨어 분야에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학습의 시작부터 취업까지 전 과정을 돕는다. 회사들에게는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빠르게 채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약 2년 반동안 코드스테이츠를 운영하면서 사무보조 일을 하다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커리어 전환해 연봉을 2,000만원 이상 올린 분, 고등학교만 졸업했지만 외국계 회사에 4천만원 이상의 보상을 받고 입사한 분 등 놀라운 스토리들이 많이 있었다.
코드스테이츠 출신 개발자들이 한 회사에도 2~3명 이상이 되고, 소규모 팀이지만 프론트엔드 팀 개발자 전체가 코드스테이츠 출신으로 구성된 곳도 있다.
최근에는 졸업생들이 배출되면, 파트너십 회사에서 한 회사당 두명씩 한번에 뽑아가는 경우도 3기수 연속 있었다.
몇년내로 코드스테이츠 출신 개발자들이 우리가 들어봤을만한 한국 스타트업 대부분에서 일하고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We Win
이렇게 좋은 결과들을 많이 만들었지만, 코드스테이츠를 운영하면서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이 있었다. 정말 잠재력이 있고, 학습하면 좋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될 수 있는 분인데 당장 600만원 수강료를 내기 어려워서 프로그램 참여를 포기하거나 주저하는 경우였다.
그래서 비용없이 수강생이 먼저 공부하도록 돕고, 수강생이 취업에 성공하면 그때 연봉의 일부를 코드스테이츠와 공유하는 모델을 도입했다. 수강생이 더 좋은 대우를 받고 취업할수록 코드스테이츠도 함께 더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모델이다. 반대로 수강생이 취업에 실패하면 코드스테이츠는 수익을 얻을 수 없다. 수강생이 좋은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코드스테이츠도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함께 윈윈할 수 있는 모델이다.
비즈니스 모델의 작은 차이지만, 이 모델이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은 대단히 크다고 생각한다. 높은 퀄리티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돈이 있는 사람들에게만 주어지지 않고, 잠재력있고 노력하는 누구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만들었다. 잠재적으로 이 교육에 접근할 수 있는 풀이 기존보다 훨씬 크게 된 것이다.
좋은 취업률과 성과를 공개하며 자랑하는 교육기관들은 많다. 하지만 정말 그렇게 자랑하는 만큼 책임있게 수강생들의 취업 목표 달성여부에 따라 보상을 받겠다는 기관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수강생들의 취업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보상을 받는 교육기관
대부분의 교육기관들은 그동안 수강생들이 학비를 지불하면, 수강생들이 목표로하는 취업에 대한 결과와 무관하게 수익을 올렸다.
코드스테이츠부터 수강생들의 취업 목표 달성 여부와 수준에 따라 보상을 받는 We Win 모델을 더 확대하고, 다른 교육기관들도 이 모델을 함께 도입해서 책임있는 교육을 함께 만들어 가면 좋겠다.
코드스테이츠는 앞으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데이터 사이언스, UX Design, 블록체인,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등 실제 현장에 필요한 인력들을 양성하는 교육을 더 확대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누구나 코드스테이츠에 오면 본인의 배경, 경제적 상황과 상관없이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커리어를 선택하고, 그 커리어로 빠르게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도록 전 과정을 돕는 회사를 만들어 갈 것이다.
코드스테이츠와 함께 교육 분야를 혁신하고 싶은 분이 있다면 본인 소개와 함께 편하게 ingikim@codestates.com 으로 연락해주시면 좋겠다.